한국경제신문칼럼

[다산칼럼]대한민국 역사의 진실, 이승만과 김구

yboy 2013. 11. 3. 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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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10-31 21:39:42 / 수정: 2013-11-01 00:50:24
[다산칼럼]

대한민국 역사의 진실, 이승만과 김구

정치색 따라 진실도 갈리는 세태
건국정통성 부정하는 세력에 맞서
대한민국 역사 지키기에 나서야

김영봉 < 세종대 경제학 석좌교수 kimyb5492@hanmail.net >
지난 국정감사 중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 기간 친북·반미 정책이 무엇인가”라는 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유영익 국사편찬위원장이 “햇볕정책은 친북정책이고, 노 전 대통령이 미국에 당당해야 한다고 말한 것은 반미정책”이라고 답하자 일대 소동이 벌어졌다. 야당 의원들은 역사를 왜곡한 유 위원장을 경질하라고 박근혜 대통령에게 요구했다.

그러나 햇볕정책이 친북정책임은 청천대낮에 태양처럼 명백한 사실 아닌가. 햇볕정책은 ‘북한을 지원해 개혁·개방을 유도한다’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정신이 천명된 정책이다. 그가 치른 정상회담 대가, 금강산 관광, 개성공단 사업 등이 북한 아니면 누구를 위한 것인가. 이런 ‘햇볕정신’을 다름 아닌 민주당이 부정한다는 것은 고인(故人)조차 해괴하다고 할 일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 또한 “반미주의면 어떻습니까?”라고 당당히 공언했는데 그 정신을 부정함도 마찬가지다.

이 친북 소동은 좌파-우파 편에 따라 ‘진실’이 극명하게 갈리는 한국 사회의 의식수준을 여실히 보여준다. 대한민국의 건국·발전에 간여한 자들은 칼같이 비판하고 이들을 찬양하는 사람은 몰매질하는 것이 진실이다. 그 반대편에게는 물론 역(逆)의 경우가 진실이다. 예컨대 이승만과 김구의 경우가 좋은 예다.

야당은 이번 국감장에서 “이승만은 세종대왕과 거의 맞먹는 유전자를 가졌던 인물 같다”고 말한 유 위원장의 작년 2월 강연 동영상도 방영해 다시 물의를 일으켰다. 언론과 트위터에는 유 위원장이 마치 대역불경죄인인 양 매도와 비아냥이 넘치고 민주당 의원들은 “역사 앞에 사죄하고 즉각 사퇴하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세종대왕의 업적이 역사상 누구와도 비견할 수 없이 위대했음은 국민 모두가 동의한다. 그러나 지금 대한민국에 안주해 사는 사람들은 과연 이승만 평가에 이렇게 인색해도 되는지 자문해봐야 한다. 해방 후 한반도에는 이승만보다 먼저 소련이 단독정부 수립에 나섰다. 이는 1990년대 옛 소련 비밀문서 기밀이 해제돼 밝혀진 사실이며 이에 따라 북한에는 1946년 2월 이미 친소정권이 수립됐다. 이승만의 ‘남한 단독정부’ 결단은 이런 정황 아래 나온 것이다. 만약 그때 건국의 결단이 없었다면 지금 우리는 누구의 ‘인민’이 돼 있을 것인가?

당시 김구는 이승만의 건국에 방관만 했다. 이에 한반도에 강력한 반공국가가 서기를 원한 장개석 중화민국 총통은 임시정부 시절 도움을 준 김구에게 중국공사 류위완을 보내 이승만 정부에 협조하기를 권유했다. 1948년 7월 김구를 방문한 류위완은 “선생의 아들 김신을 나의 친구라고 생각하니 아들이 드리는 말씀”이라며 예절을 다해 장 총통의 부탁을 전달했다.

그러나 김구는 “내가 북한에서 보니 북한군이 확장을 앞으로 3년간 중단하고 그사이 남한이 무슨 노력을 다해도 현재 공산군에 맞설 군대를 건설하기란 불가능하다. 향후 북한군이 남진하면 여기서 인민공화국이 선포될 것”이라고 말했다. 즉, 건국해 봐도 망할 나라이니 ‘무(無) 협력’으로 신생 한국 정부를 부정한 것이다.

대한민국의 건국과 생존은 이런 벼랑 끝 모험의 길을 걸어 성사된 것이다. 이후 이승만은 탁월한 배짱과 외교력으로 한·미 군사동맹을 이끌어내 대한민국의 안보와 발전이 지속될 기틀을 마련했다. 실로 이 정도 국가 형성을 이끈 업적이면 세종대왕에는 몰라도 이에 버금가는 평가는 받아야 마땅하지 않겠는가.

유 위원장은 이런 이승만을 적어도 공칠과삼(功七過三)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민족의 독립지도자로 추앙받는 김구에게 그간 ‘과삼’을 지적한 사람이 있었는가. 현재 유 위원장은 아들의 국적문제, 특채의혹 등 끝없는 야당·좌파의 추락 기도에 시달리고 있다. 이는 지금 그들이 얼마나 절박하게 ‘대한민국 역사전쟁’에 집착하는가를 보여준다. 무릇 대한민국 수호세력도 이런 집념으로 역사 지키기에 나서야 할 것이다.

김영봉 < 세종대 경제학 석좌교수 kimyb5492@hanmail.ne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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