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 칼럼]일자리 공약의 뒷면
입력 2017-04-30 18:21:36 | 수정 2017-04-30 18:21:36 | 지면정보 2017-05-01 A30면
시장이 요구하지 않은 공공부문 일자리 늘리기
일자리정책 아닌 복지정책일 뿐
국가권력으로 공공직 늘리면 민간기업 고용은 그만큼 파괴돼
기업친화국가 만들고 규제 줄이고 경쟁 보장하며 반기업풍토 개선해야 일자리 늘어
김영봉 < 중앙대 명예교수 경제학 kimyb5492@hanmail.net >
일자리정책 아닌 복지정책일 뿐
국가권력으로 공공직 늘리면 민간기업 고용은 그만큼 파괴돼
기업친화국가 만들고 규제 줄이고 경쟁 보장하며 반기업풍토 개선해야 일자리 늘어
김영봉 < 중앙대 명예교수 경제학 kimyb5492@hanmail.net >

정부가 일자리 목표·계획을 세우고 배치하는 것은 본래 사회주의 국가가 하는 일이다. 과거 소련은 헌법에 ‘국민은 일할 권리를 가지고 국가는 이를 보장함을 의무’로 규정했다. 일자리를 못 찾은 노동자의 직장은 소련 정부가 마련해주고, 직원을 해고하려면 먼저 고용주가 그 직원의 새 직장을 찾아줘야 했다. 그래서 소련은 ‘실업자가 완벽히 없는 나라’임을 세계에 자랑했다. 그러나 이 체제는 경쟁력을 잃어 붕괴했고 시장개혁 이후 이들은 모두 일자리를 잃었다.
시장경제에서의 일자리란 시장이 그 생산성을 요구해 수요와 소득 창출이 이뤄지는 인력을 의미한다. 더불어민주당의 ‘81만개 공공직 창출’은 문재인 후보의 공약으로 등장한 것이지 시장이 요구한 것은 아니다. 이런 ‘맹목적 고용’은 생산성에 근거한 소득을 창출할 수 없으므로 취로사업, 실업자 수당과 같은 복지정책이지 일자리 정책이라 말할 수 없다. 민주당은 81만명에게 월급을 풀면 소위 ‘소득 주도 성장’이 일어난다고 주장하는데 ‘생산 없는 성장’이란 어떤 세상에서도 존재할 수 없다. 그런 성장이 있다면 베네수엘라, 그리스 등의 경제는 왜 파탄났겠는가.
모든 대선 공약의 이면(裏面)에는 후보자가 말하지 않은 ‘국민의 부담’이 있다. 대선후보가 81만명의 취직 선물을 약속하면 그 비용은 국민이 대야 한다. 81만명의 1인당 연봉 2300만원을 5년간 지급하려면 순수 인건비로만 93조5100억원이 들고 4대보험 가입금, 연금비용 분담금, 기타 막대한 공직자 유지비용이 소요된다. 문 후보 측은 “이 중 공무원 17만명에게만 21조원의 인건비 예산이 소요되고, 나머지는 공공기관의 부담”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64만명 공공기관의 고용비용은 문 후보의 공약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고, 공공기관 채무는 결국 국가 채무로 귀결된다. 이를 숨기는 것은 정직하지 못한 공약으로 대통령후보답지 않은 것이다.
미국의 인터넷 시사쇼 운영자 데니스 프래거는 ‘정부가 클수록 시민은 작아진다(The Bigger the Government, the Smaller the Citizen)’는 자동차 범퍼 스티커를 무료로 배포하고 있다. 북한 같은 제왕적 정부 아래서는 시민의 자유, 재산, 기회가 없다. 그리스처럼 공무원이 많은 나라에서는 기업 고용이 적다. 정부가 수십만 개의 ‘비생산적 일자리’를 만들면 그 월급은 궁극적으로 민간의 ‘생산적 일자리’의 소득에서 과세하게 된다. 결국 국가권력으로 고용을 늘리면 그만큼 민간기업 고용은 파괴되는 것이 세상 이치(理致)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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