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칼럼

[아침논단] 당선자는 싱가포르를 보라

yboy 2007. 12. 20. 12:51

 

조선일보칼럼 2008/12/31 22:37

원문출처 : [아침논단] 당선자는 싱가포르를 보라
원문링크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07/12/20/2007122000005.html
김영봉 중앙대 교수·경제학


▲ 김영봉 중앙대 교수
오직 BBK 네거티브만 존재하던 목불인견(目不忍見)의 대선이 끝났다. 그러나 당선자는 또 특검을 기다려야 하고 정치판은 이 혼란을 부지하세월 증폭시키고 있다. 이런 무위도식 정치를 끝내자고 오점 많다는 이명박 후보를 국민이 선택한 것 아닌가. 국민의 이런 기대를 기억하고 철저히 대통령책무를 준비하기를 당선자에게 바란다.

이명박 차기 대통령에게 우선 싱가포르를 살펴보기를 권한다. 지난달 이코노미스트지(誌)는 ‘잘난 자(high-flyer)’란 제목 아래 싱가포르에 넘치는 부(富)와 활력을 소개했다. “오차드 가(街)에 도열한 쇼핑몰들은 인파로 북적인다. 일급 호텔의 객실료는 계속 오르지만 부자 여행객으로 가득 찬다. 이 호황에 저임금 싱가포르인이 실종되리라는 우려가 있었지만 고용과 임금은 연율 9%로 오르고 있다. 지니계수(계층 간 소득 불균형을 나타내는 계수)는 싱가포르가 불균등한 편임을 보여주나 가난하다는 신호는 거의 볼 수 없다.”

우리 당선자가 언필칭 ‘경제대통령’으로 인정받으려면 한국을 싱가포르만큼 고치고 키울 포부를 가져야 한다. 싱가포르는 우리 인구의 10분의 1, 면적은 100분의 1에 못 미치는 소국(小國)이다. 그러나 일인당 소득을 과거에 속했던 말레이시아의 5배로 키웠고 지금 한국의 두 배가 넘는다. 금년 3/4분기까지의 경제성장률은 9.4%! “선진국이 되면 성장률이 줄어든다”는 성장의 상식을 완전히 깼다.

이런 싱가포르 경쟁력의 요체(要諦)는 엄격한 법치(法治), 청렴하고 시장지향적인 정부, 세계 최고의 교육시스템, 세계 최고의 기업환경이다. 5년 전 “남이 6%를 공약하기에 약이 올라” 7% 경제성장을 약속하고서 이와 철저히 반대로 나라 운영을 해서 국민을 좌절시킨 노무현 후보를 당선자는 항상 상기해야 할 것이다.

수많은 싱가포르의 장점 중 먼저 벤치마킹할 것이 기업환경이다. 세계적 회계 및 컨설팅회사 네트워크인 KPMG는 2006년 싱가포르를 기업유치에 있어서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가진 국가로 지정했다. 향후 당선자는 규제철폐, 법질서 확립에 상상 못할 저항을 만날 것이지만 기업환경을 세계 최고로 올리려는 진정한 노력을 보인다면 투자 고용 성장의 약속은 자연히 따라올 것이다. 한국사회에 꽉 찬 반(反)시장·반기업·반개방 정서를 어떻게 다스릴 것인가. 당선자는 항상 싱가포르를 성취 기준으로 삼길 바란다.

다음, 장기 국가발전전략으로서 인구와 국토정책이다. 싱가포르는 향후 지속적으로 외국인을 받아들여 현재 470만명의 인구를 50년 뒤 650만명으로 확충할 전략을 짜놓고, 중등교육 과정부터 다민족 간 융합과 그들이 하는 역할을 적극 교육하고 있다. 과거 우리 정권은 반도에 폐쇄된 국민마저 좌와 우로, 20과 80으로 나누어 분열시켜 왔다. 그러나 지금 당선자는 급속히 늙어가는 미래 우리 사회의 요구와 통합에 대해 통찰하고 더욱 전진적인 국민통합을 생각해야 한다. 다음 세대 생산과 복지를 제공하는 원천으로서 대규모 외국인 이주민의 존재를 인정하고 이들을 한민족으로 통합할 교육 및 사회 여건을 지금 준비해야 한다.

싱가포르는 심하게 국토가 부족한 나라다. 그러나 여유 있게 녹지를 보유하며 성장하는 인구를 수용하는 국토정책을 유지해 왔다. 독립 이래 간척사업을 통해 600㎢ 미만이던 국토를 20%나 확장했으며 향후로도 섬과 섬을 연결해 760㎢ 수준까지 확장할 계획이다. 비록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 인접국가가 환경문제를 구실로 견제하고 있지만 싱가포르인들은 의연하게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반면 한국의 좌파집단과 환경단체들은 새만금간척이나 국가 중요사업에 대해 얼마나 우리 편에 창을 겨누고 훼방했는가. 또한 정부 공공기관을 강제로 분산시키고 좁은 국토에 남김없이 도시를 만드는 것이 마치 마당을 헐어 수많은 안방을 짓는 꼴 아닌가. 더 이상 국민이 분열하고 지역이익이 뿌리박기 전에 당선자는 국가의 암 덩어리로 고착하는 현 정부의 잘못된 국토정책부터 수술할 준비를 해야 한다.

당선자가 탄생한 오늘은 새해의 첫날처럼 미래를 말하고 새로운 결의를 다질 때다. 이명박 후보의 당선을 축하하고 그가 ‘잃어버린 10년’을 되찾아 오는 대통령이 되기를 진심으로 기대한다.

Posted by kimyb3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