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보칼럼

<포럼>위폐·밀수의 북한과 核개발 [오피니언 | 2006-10-25]

yboy 2006. 10. 25. 09:59

<포럼>위폐·밀수의 북한과 核개발 [오피니언 | 2006-10-25]

문화일보 포럼 2008/12/31 23:34

‘마약거래자, 상아(象牙) 밀렵자, 위폐 제조자들에 의해 세워진 경제.’

북한의 핵실험 직후 ‘런던 타임스’(The Times, 10.11.6)가 과거 북한이 행한 밀(密)거래를 소개하며 붙인 기사 제목이다.

북한은 마약 담배 비아그라 외국화폐 우표 세금영수증스탬프 등을 위조 및 수출하고, 돈세탁과 위험무기 거래를 해온 혐의를 받는다. 그 거래 상대는 일본의 야쿠자, 러시아의 마약 중계자, 아일랜드 해방군(IRA) 테러리스트, 아프리카의 밀렵꾼, 이집트 이란 리비아 파키스탄 시리아 베트남 예멘의 군대 등 어디에나 미친다.

따라서 이번 핵실험으로 국제사회가 가장 걱정하는 점도 북한이 이 네트워크를 활용하는 것이다. 국제위기관리그룹(ICG)의 피터 벡 소장은 말한다. “우리는 북한이 다른 나라에 핵탄두를 쏠 것을 걱정하지 않는다. 그건 자살행위다. 그러나 마약·위조지폐·미사일기술… 무엇이든 팔아먹는 과거 기록으로 보아 제1의 걱정은 핵무기 확산(proliferation)이다.”

부끄러운 기사 내용을 좀더 보자. 1970년대 스칸디나비아 4국에 거주하던 북한 외교관들은 면세담배와 술을 시중에 내다판 혐의로 추방됐다. 오늘날은 북한에서 제조된 마약을 밀반출하는 데 외교 행낭을 악용한다. 북한의 마약사업은 아편, 헤로인과 최근 일본과 동남아시아에서 크게 유행하는 ‘샤부’ 등 각성제로 다양화됐다.

북한산 달러위폐는 너무 정교해 미국의 수사 당국이 ‘슈퍼달러(superdollar)’라고 부르는데, 현재까지 잡힌 것만 5000만달러에 이른다. 북한의 공장에서는 연간 410억개비의 외국상표 담배가 제조돼 중국 일본 미국에 밀수 판매된다. 지난 10년간 아프리카에서는 적어도 6명의 북한 외교관이 밀렵한 상아와 코뿔소 뿔을 밀반출하려다 추방됐다. 노예계약을 한 북한 노동자들이 처참한 러시아의 벌목 캠프와 체코의 공장에 수출된다.

북한은 이런 불법사업과 무기판매로 연간 5억∼10억달러의 수입을 올리는 것으로 지난 4월 열린 미 상원 청문회는 결론지었다. 따라서 톰 코번 청문회 의장은 선언했다. “이런 과외수입이 북한의 협상 참여를 가로막는 장애물이다. 이제 경제적 압력만이 문명세계가 쓸 수 있는 유일한 지렛대다.”

세계의 언론들은 이렇게 북한 정권을 세계에 죄악을 퍼뜨리는 범죄조직으로 본다. 이들에게는 체면과 분별이 없다. 이런 집단이 핵무기를 생산하면 세계 모든 호전(好戰) 국가와 테러 집단에 가공할 무기가 확산되고 주변국에는 핵무장의 구실을 줄 것이다. 이 절대 막아야 할 북한의 핵무장을 제어하는 수단은 오직 자금줄을 끊는 것뿐이라고 국제사회는 합의한다.

그런데 이 포위망에 구멍을 뚫는 것이 남한이다. “금강산관광 현금 수입은 핵개발과 관련된 증거가 없는 경협사업이니 계속하겠다, 북의 핵실험은 미국이 돈줄을 끊은 때문이니 금융제재부터 풀어줘야 한다,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은 군사적 충돌 우려가 있으니 참여가 곤란하다.” 이것이 남한의 집권 집단이 하는 말이다. 과연 이런 국가가 동맹국인가. 누군가가 ‘남한은 이미 핵확산의 공범’이라고 매도해도 할 말이 없는 지경일 것이다.

북한의 청소년들은 동년배의 남한인보다 20여㎝나 작고 10여㎏이 가볍다고 한다. 북한인은 이미 너무 오래 신체적 왜축이 계속돼서 지능 및 육체적으로 남한과 다른 인종이 돼가고 있다는 논문도 나온다. 북 정권이 추악하게 번 돈과 남한이 도와주는 현금이 이렇게 인민을 장애자로 만드는 왕조(王朝) 정권을 살려주는 힘이 되고 있다.

이런 정권이 혹시 무너질까봐 남한 정부는 북한의 인권 문제를 덮는 데 급급해하여 왔다. 도대체 남한이 도덕적으로 북한과 다른 점이 무엇인가. 언제쯤 ‘양심과 자존심을 포기한 민족임에는 남북한이 동류(同類)’라고 세계가 멸시할지 알 수 없는 일이다.

[[김영봉 / 중앙대 교수·경제학]]

기사 게재 일자 2006-10-25

http://www.munhwa.com/news/view.html?no=2006102501033937191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