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보칼럼

<포럼>역사왜곡시대 미래는 무엇인가 2006-07-22]

yboy 2006. 7. 2. 09:52
현정권 친북정책은 위기만 키워

노무현정권의 사람들은 남한의 현대사를 “불의가 승리하고 기회주의가 득세했던 치욕의 역사”로 규정한다. 반면 북한 정권의 행적은 마치 마음 속의 고향을 그리듯 미화할 구실을 찾아주고 정당화한다.

그러나 해외로 한 발짝만 나가보자. 한국인들은 세계 어디서나 자랑스럽게 활보한다. 반세기 전 우리는 지구상 최빈국 대열에 끼인 수치스러운 민족이었음이 사실이나, 지금은 그 신분을 전환한 극적 역사의 주인공으로 세계가 인정한다. 반면 북한의 세습정권은 주민을 굶기고 억압하는 조직으로, 돈만 된다면 핵과 미사일 기술을 누구에게나 팔 믿지 못할 국가로 국제사회가 기피한다. 북한 인민은 그 정권 덕분에 마약 거래, 화폐 위조, 납치 테러나 자행하는 하류집단 신세를 면할 수 없다.

이 명백한 사실을 뒤엎는 언어도단이 우리 사회에서는 매일 자행된다. 북한이 큰일을 저지르면 경각심을 발동시키는 것도 정상적 국민의식이지만 여권에 팽배한 숭북(崇北)사상은 오히려 북한의 입지를 한 단계 올려주는 일만 하고 있다.

세계를 놀라게 한 7발의 미사일 발사 사건 뒤, 우리는 남북장관급회담을 열어주고 북측 단장으로부터 ‘북의 선군(先軍)정치가 남측의 안전을 도모해 준다’는 소리를 들었다.

곧 이어 친북단체들로부터 “북한의 군사력이 한반도 전쟁을 실질적으로 억제했다” “이북은 먹을 것 제대로 안 먹고, 입을 것 안 입고 한반도 조국강토를 지켜냈다”는 주장이 제재 없이 유포되고 있다.

어찌 하다 여기까지 왔으며, 이제 다음 단계는 무엇인가. 북측은 “공화국은 2단계 미사일 실험 준비가 돼 있다”고 한다. 그때는 우리가 이북처럼 제대로 안 먹고 미제침략자를 공격해 북한 은공에 보답할 차례인가. 친북주의자들은 북한의 미사일 포열이 남한을 향해 있다는 엄연한 사실을 외면한다.

북한 정권은 6·25 동족상잔의 전쟁을 일으킨 전력이 있기도 하지만 남한을 인간적으로 존중해본 적이 없다. 그토록 공들이고 호의를 얻으려 안간힘 쓰는 남한정권에 하는 짓을 보면 그들은 신의나 동포를 가리는 부류가 아니다. 이들은 김씨 세습체제 유지를 위해서라면 누구에게라도 미사일을 발사할 집단임을 잊어서는 안된다.

북쪽 동포를 도와주고 우리의 안전도 위한다는 것이 대북지원정책의 정신이다. 그러나 이렇게 치닫기만 하면 앞으로 어떤 결과를 초래할 것인가. 달라는 대로 주며 사정만 하면 더욱 기승부리는 것이 아이 습성이다.

이런 아이를 무조건 편드는 사람을 믿고 같이 상의할 이웃은 없다. 이제 남한의 대북 자세에 극적인 변화가 없는 한 우리는 북한 정권으로부터나 우방으로부터나 존중받을 수 없다. 북한의 행위 변화가 가시적으로 확인될 때까지 대북 지원을 완전히 끊는, 실로 추상같은 기질이 우리에게 있음을 보여줘야 할 때다.

불행히도 이런 희망은 친북사상에 기울어진 현 정권에서 기대하기는 어렵다. 과거사 청산의 시대를 맞아 도치(倒置)되는 국민사상이 이의 뿌리가 되기 때문이다. 오늘 누리는 풍요의 원인을 잊고 허황한 것을 찾는 국민이야말로 진정 수치스러운 국민이다. 역사의 교훈은 자신을 모르는 이런 국민을 반드시 퇴보시킴으로써 단죄한다는 것이다.

6·25 이전 좌우로 방황하던 우리 국민은 동족 전쟁의 참극을 겪고 나서 정신을 차렸다. 한 마음으로 뭉치고 나라의 기초를 다지고 경제자립을 위해 사력을 다했다. 모두가 굶어가며 이겨내고 자력으로 섰지, 북한처럼 기대고 위협하며 주민은 굶기고 지도자만 호식하지는 않았다.

이른바 민주화 세력이라 자칭하는 현 집권 집단이 지금 그 과실을 맛보고 있지만 그들은 피나는 수모와 고난의 과정을 겪지도 않았고 알려고도 하지 않는다. 그 결과 국민의식은 혼돈되고 경제토대는 흔들리고 아까운 동맹관계가 훼손되고 있다.

대한민국은 6·25같은 재난을 다시 당해야 정신을 차릴 것인가.

[[김영봉 / 중앙대 경제학교수]]

기사 게재 일자 2006-07-22

http://www.munhwa.com/news/view.html?no=2006072201032337191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