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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 ‘대기업 경제력 집중’은 통계의 오류 |
김영봉/세종대 석좌교수·경제학 기업의 경영 성과를 평가하는 사이트인 ‘CEO스코어’는 엊그제 “2012년 삼성과 현대자동차 그룹의 매출액이 국내총생산(GDP)의 35%나 되고, 2008년 23.1%에 비해 11.9%포인트나 높아졌다”고 발표했다. 이후 삼성·현대차 두 그룹 중심의 쏠림 현상이 갈수록 심해지고 경제력 집중과 양극화가 우려된다는 해석과 언론 보도가 연일 계속되고 있다. 먼저, 이 지표 발표 내용 중 지적해야 할 점은 부당한 통계 비교다. 우선, 부가가치의 합인 GDP와 원료·중간재·에너지 구입액 등 생산비용이 포함된 매출액을 상호 비교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독자에게 과장된 정보를 줌으로써 오히려 해악을 끼친다. 이런 식으로 비교하면 한국 중소기업들의 매출액 합은 GDP의 120%나 된다는 터무니없는 결과가 나온다. 그리고 현대와 삼성 같은 대기업은 국내보다 해외 매출이 더 많다. 따라서 수출이 포함된 총매출액을 국내총생산액과 비교하는 것은 당연히 부당하다. 이 조사는 ‘삼성·현대자동차그룹 경제 편중도 추이’라는 제목이 가리키듯 한국의 심각해지는 경제력 집중을 부각시킬 의도가 아닌가 의심된다. 그런 의도가 있든 없든 사회적 책임을 아는 평가 사이트라면 이런 왜곡된 자료는 당장 내리고 합당한 수정 자료와 사과문을 올려야 옳다. 경제민주화가 화두로 등장하면서 CEO스코어와 같은 대기업의 병폐를 지적하는 자료와 해설도 많다. 예컨대, 2012년 대통령 선거 직전에 발표된 이동걸의 ‘만약 삼성그룹이 없어진다면’은 다음과 같이 주장했다. “재벌들의 중소 하청업체 먹이사슬 구조에서는 중소기업에 금융·재정·세제상의 모든 지원혜택을 주더라도 결국 재벌기업에 대한 간접지원으로 귀착된다. 중소기업은 정체되고 재벌기업만 살찌니 고용 없는 성장이 될 수밖에 없다. 재벌은 거대 자본력과 자금동원력으로 중소기업의 탄생과 성장을 가로막는다. 기술 인력을 미리 입도선매(立稻先賣)하듯이 독점함으로써 인재를 낭비하고 국가경제의 성장잠재력을 저해한다. 재벌이 ‘한 명’의 천재를 독식하기 위해 국민 수백만 명을 먹여 살릴 수백 명, 수천 명의 천재를 죽이고 있다. 우리 경제가 지속적으로 성장하려면 30대 재벌 체제를 깨고 300대 기업 체제로, 40대 재벌 체제를 깨고 4000대 기업 체제로 바뀌어야 한다. 재벌가의 이익을 위해 우리 미래가 볼모로 잡혀서는 안 된다.” 그러나 한국의 대기업이 이런 평가만 받을 존재는 아니다. 이동걸 같은 대기업 착취성장론에 대해 전경련의 ‘대기업의 낙수효과, 협력업체는 동반성장할까요?’(2012 자유광장)에서는 “2002∼2011년 간 대기업 총자산이 3.01배 늘어나는 동안 그 협력업체 총자산은 3.43배 늘어났다. 대기업 매출액이 2.78배 느는 동안 협력업체는 3.08배 늘었다. 대기업 성장으로 오히려 협력업체 매출 및 투자가 더욱 확대된다는 낙수효과가 확인된 결과”임을 주장했다. 삼성과 현대 등은 그간 ‘대한민국의 성공’을 상징해온 존재다. 오늘날 국경이 없는 글로벌 시장에서 삼성·현대 같은 대기업들은 세계 최강자들과 치열하게 승부하면서 시장을 넓혀 왔다. 그 결과 이들 대기업은 한국의 투자·고용·수출·세수 창출의 견인차 역할을 해온 게 사실이다. CEO스코어가 보여주는 삼성·현대차의 매출 비중 상승은 이들이 그만큼 남보다 더 성공했고 한국경제에 대한 기여가 증대했음을 보여주는 지표로 봐야 할 것이다. 삼성과 현대는 실상 한국 수준에서 분에 넘치는 세계 챔피언급 기업이다. 우리가 이런 대기업을 가진 것은 세계가 부러워하는 행운이며, 이들 더욱 큰 세계적 기업이 되고 이런 글로벌 기업이 많이 나타날수록 우리에게 좋다는 건 어린아이라도 판단할 수 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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