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
<時評> 국민적 理性과 민주주의 |
김영봉/세종대 석좌교수·경제학 내일로 대통령 선거가 끝나고 우리는 국가 경제의 미래보다 무책임한 약속만 남발한 후보자 중 하나를 대통령으로 맞을 것이다. 차이라면 한쪽은 5년 간 135조 원, 다른 쪽은 192조 원을 더 퍼주겠다는 것이다. 다음번엔 이런 선거를 안 하도록 국민이 더 똑똑해져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이번 선거는 한국의 범(汎)보수 대 범좌파(左派)의 역사적 건곤일척(乾坤一擲)이 됐다는 점에 큰 의미가 있다. 이 선거는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만의 선거가 아니다. 문재인 편에는 백낙청의 2013승리 원탁회의, 심상정의 진보정의당, 전교조, 민노총, 기타 좌파활동 단체들이 다 모여 있다. 민주당은 광우병 촛불시위 정신을 계승하겠다는 정당이다. 이번 선거에 남북한연방 창설, 북한인권법 반대, 국가보안법 폐지, 한미동맹 해체, 천안함 폭침 부정, 제주해군기지 건설 반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반대 등 모든 촛불세력의 꿈이 실려 있는 것이다. 박근혜의 깃발 아래에는 정몽준·이재오 의원 등 경쟁 그룹, 김종필·이회창·이인제 등 대립 정당의 원로, 세종시 문제로 갈라진 박세일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과 뉴라이트, 조갑제 조갑제닷컴 대표 등 아스팔트 우파활동 세력들이 총집결했다. 한화갑·한광옥·이경재 전 의원 등 과거 민주당 소속 인사들도 동참했다. 이들은 작금년 뜨겁게 비등하는 좌파세력의 양태를 보고 현 대한민국 체제가 영구적으로 무너질 수 있다는 위기감을 가졌을 것이다. 이에 그간 ‘박근혜는 안 된다’던 우파·보수 집단들이 이심전심(以心傳心)으로 뭉쳐 체제 수호의 본능을 발동시킨 것일 게다. 우리나라의 이념 성향은 최근 10여 년 간 급속히 좌향 이동했다. 역사와 체제를 부정하고 시장의 패악, 기업의 탐욕을 외치는 데는 전교조가 가장 크게 기여했다. 지금 야권 서울시교육감 후보인 이수호 씨가 2001년 전교조 교사의 ‘계기수업 교재’로 만들어 배포한 책자 ‘이 겨레 살리는 통일’에는 “남북한 체제 우열을 비교하지 마라, 남북한 경제를 비교하지 마라, 우리의 안보를 위협하는 것은 미국과 일본이다. 국가 안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삶의 질’이다. 보도연맹, 노근리, 매향리, 국가보안법 등은 개인의 삶의 질을 파괴했다”고 가르치도록 지도한다. 어린 학생 때부터 우리의 국가 성립 역사, 경제와 안보의 성취를 부정하도록 주입하는 것이다. 전교조·좌파의 토론 문화는 자신의 비판자들을 파쇼·반동, 수구 기득권, 극우 꼴통, 일제·미제 앞잡이, 한나라당 알바 등으로 반복적으로 공격하는 것이다. 이렇게 함으로써 보수층은 ‘광적 극우’, 좌파는 ‘합리적 중도’로 의식시킨다. 이렇게 교육된 세대가 매년 배출돼 교육·문화·연예·언론의 현장을 지배함으로써 한국의 이념 지형은 김대중 정권 때보다 노무현 시대에, 노무현 때보다 이명박 시대에 더욱 좌(左)로 기울어지게 됐다. 한 사회에 단일 이념만 폭주할 때 민주주의의 기본요소인 다양한 의견, 시민의 상식, 법치 등은 파괴된다. 다른 견해는 ‘반동’으로 몰리고, 목적 성취를 위해 법을 무너뜨리고, 선동이 진실을 파묻는 전체주의로 이행하는 것이다. 이미 학내시위 때문에 무고한 경찰 7명을 불 타 죽게 한 동의대생들이 ‘민주화운동자’가 되지 않았는가. 용산 방화사태, 한진 크레인 사건, 쌍용차 사건 처리에 법은 얼마나 지켜졌는가. 장래에 취업해 납세하고 세계로 진출해야 할 젊은이들이 오히려 반(反)시장·반기업·반개방, 복지 퍼주기의 정당을 지지하는 백치적 양태는 어떠한가. 이런 좌파의 성공은 그간 보수가 게으르고 비겁하고 분열됐던 탓이다. 올 선거가 여야 가릴 것 없는 경제민주화와 복지 살포 일색이 된 것도 이 탓이다. 그러다가 끝내 보수·우파가 일대 단결해서 이 대선을 대한민국 좌우세력의 결판장으로 만들었다. 만약 다수표를 얻어 승리한다면 국가 위급 시마다 생존 본능을 발동하는 국민적 이성이 살아났음을 의미한다. 승패를 떠나 이번 보수 대단결은 우리나라에 건전한 보수정신을 새로 탄생시키고 민주주의를 발전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다. |
Copyright ⓒ 문화일보. All Rights Reserved. |
'문화일보칼럼' 카테고리의 다른 글
<포럼>.公共 빙자한 勞營’ 진주의료원 폐업 (0) | 2013.05.30 |
---|---|
<포럼> 서울시가 市民 장바구니도 간섭하나 (0) | 2013.03.11 |
時評> 일본 닮아가는 한국 (0) | 2012.11.20 |
[시평] 박원순 1년’ 서울시의 경쟁력 (0) | 2012.10.23 |
] 時評 ; 한국 政治등급은 ‘D’ (0) | 2012.09.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