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보칼럼

[포럼a]受權에 역주행하는 野 막말·장외

yboy 2015. 10. 29. 17:57
기사 게재 일자 : 2015년 10월 29일
<포럼>
受權에 역주행하는 野 막말·장외
김영봉 / 세종대 석좌교수·경제학

제1 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의 도(度)를 넘어선 막말, 국정 발목잡기 정치가 국민의 공분을 자아내고 있다. 역사교과서 국정화 반대를 내세워 경제살리기는 외면한 채 저질 막말에다 광장 선동 정치에 열을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28일 최고위원회의에서는 “독특한 화법의 연설을 듣다 보면 정신적 분열 증상까지 느끼게 된다”“대통령은 무속인이 아니다” “×인지 된장인지 찍어먹어 봐야 아느냐”는 등 대통령을 향한 막말까지 나왔다 한다. 참으로 개탄스럽다. 국정화 반대 문제도 얼마든지 국회 안에서 해결할 수 있음에도 반(反)의회주의적 장외정치로 몰아 경제살리기를 외면하는 것은 새정치연합의 수권(受權) 의지를 의심케 한다.

박근혜 대통령이 국회 국정연설에서 ‘경제’를 56번, ‘청년’을 32번 외치며 시급한 개혁을 호소하던 지난 27일 저녁, 새정치연합은 광화문광장에서 국정교과서 반대 결의대회 및 문화제에 참석해 시민사회단체들과 범야권 전선을 구축하기로 했다. 문재인 대표가 직접 ‘국정화 반대’ 전국 버스 투어에 참가키로 하는 등 장외투쟁에 당의 전력(全力)을 기울이고 있다. 새정치연합은 박 정권의 첫 1년여를 ‘국정원 대선개입’을 문제 삼아서, 그 다음 1년은 ‘세월호 침몰진상’을 빌미 삼아 국회를 파업하고 법안 처리를 거부해 국회 마비 사태를 초래한 바 있다. 이번에는 반(反)국정교과서 투쟁을 “내년 총선까지 이어 가겠다”고 선포했다.

야당은 이미 그들이 지연시키고 있는 경제 활성화 법안, 노동개혁 5개 법안, 내년 예산안 처리, 기타 의사 일정 처리를 교과서 투쟁과 연계해 내년까지 모두 저지시킬 가능성이 크다. 교과서 문제와 경제 문제는 어느 의회 국가에서나 각자 분리된 원칙에 의해 독립적으로 처리하는 게 상식이다. 그런데 우리는 야당의 교과서 투쟁 때문에 고용 절벽에 처한 국민이 경제 살리기 골든타임을 어이없이 날려버리게 될지 모를 상황이다.

새정치연합의 이런 행태는 과연 그들에게 국정을 맡겨도 괜찮은 정당인가 하는 기본적 의문을 갖게 한다. 이렇게 민주주의의 기본 개념이 결여된 집단이 수권정당의 자격이 있는가. 집권여당을 대체할 수 있는 수권야당이 없다는 건 국민에게 큰 비극이다.

국정교과서의 경우, 무조건 ‘친일·독재 미화하는 교과서’라고만 주장할 게 아니라, 전태일의 생애와 노동운동이 한 페이지를 거의 다 차지하고 이병철·정주영 등 기업인 소개는 전혀 없는 검정교과서, 역대 대한민국 정부에 대해 ‘탄압’이란 용어를 10회 사용하지만 북한의 3대 학살정권에는 단 한 번도 쓰지 않는 검정교과서를 스스로 제재·시정하는 행동을 보일 때, 반기업·종북·두호(斗護)정당이라는 이미지를 벗을 수 있을 것이다.

선진 민주주의 국가 정당들은 여야 할 것 없이 친시장·친기업 개혁에 동참하는 추세다. 지난 5월 총선에서 영국 국민은 고임금·저세금·저복지 등을 내세운 보수당을 선택했다. 참패한 노동당 당수 토니 블레어는 “좋은 일자리를 강조하면서도 우리는 일자리를 창출하는 기업들에 적대적이었다”고 한탄했다. 독일에서는 2010년 ‘슈뢰더 개혁’ 이후 노동시장 규제 해제와 사회복지 축소가 이뤄지고, 이후 일자리 창출과 독일 경쟁력 부활이 이뤄졌다. 이는 독일사회민주당(SPD) 게르하르트 슈뢰더 총리에 의해 추진된 것이다. 우리 야당도 이렇게 정책으로 승부하는 정당이 될 때 집권 기회도 많아지고 국가 정치 발전에도 이바지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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