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로이 목마가 된 조국에게 감사한다.
김영봉 중앙대학교 명예교수
최근 중앙일보 최훈 논설주간이 조국(曺國)을 3000년 전 ‘트로이 목마’에 비유해 그의 입각으로 나라가 비극에 빠질 수 있다는 글을 올렸다. 필자는 다른 글을 쓰려하지만 역시 좋은 비유가 되기에 윗글의 목마사건 장면만을 추려 소개한다.
“그리스의 대군은 트로이를 함락시키지 못하고 떠나며 거대한 목마를 남겨놓았다. 목마에는 ‘그리스인이 아테네 신에게 바치니 부디 고국으로 무사히 돌아갈 수 있게 가호해달라’는 글이 새겨있었다. 트로이에서 말은 신성한 동물이었다. 트로이의 장로들 일부는 “그리스인이 바치는 신성한 봉물(捧物)이니 성 안 아테네 신전에 들이자”고 외쳤다. 다른 장로들은 “의심스러우니 도끼로 부숴 뭐가 들었는지 보자”고 했다. 군중들도 양편으로 나뉘어 외쳐댔다.
결정을 맡은 트로이 왕은 신성한 상(像)을 모독할까 두려워 목마를 성안으로 들이는데 손을 들어주었다. 성문입구에서 목마를 끌던 말들이 네 차례 멈췄다. 목마 안에서 네 차례 무기 울리는 소리가 들렸기 때문이다. 떨어지면 성이 함락된다는 예언이 있던 성문 위 거대한 돌도 큰 목마를 억지로 들이면서 무너진다. 그러나 왕의 선택에 따라 트로이 백성들은 목마를 계속 전진시켰다.“
이후 오딧세우스를 비롯한 30명 정예무사가 목마에서 뛰어나와 성문을 열고, 숨어있던 그리스 군사들이 몰려들어와 트로이를 멸망시킨 것은 주지(周知)하는 바이다.
조국은 아마 이제까지 보아온 우리나라 공직자중 가장 흠결이 많은 사람일 것이다. 그처럼 뻔뻔하게 거짓말 잘 하고 온 집안이 상상 못 할 위조 조작 뇌물 사기 권력형 비리 혐의를 받는 공직자는 우리역사상 없었을 것이다. 이런 자가 법무부장관이 된다는 것을 역대 어느 정권, 어느 문명국에서 상상할 수 있었겠는가.
그러나 문재인 대통령은 무엇에 끌렸는지 기어이 이 목마의 입성(入城)을 선택했다. 조국 일가의 무수한 거짓과 비리 의혹은 그 하나하나가 조국의 임명을 경계하는 목마 뱃속의 무기울림소리였다. 그럼에도 대통령이 부정(不淨)한 목마를 껴안은 것은 목마는 소중하고 그를 비난하는 국민은 무시해도 무방할 존재로 보았기 때문일 것이다.
과연 조국장관이 재임한 지난 35일간 문정권의 모든 손발이 목마는 원래 깨끗했다고 쉴드 치는데 동원됐다. KBS MBC 기타 좌파 언론매체들은 조국을 위한 거짓 왜곡 선동 썰을 풀어댔다. 더불어민주당 시민단체 유시민 작가 개념연예인들은 갖은 궤변과 요설로 조국의 편임을 과시했다.
명재권 영장전담 판사는 뇌물사건의 주범혐의를 스스로 인정해 영장실질심사까지 포기한 조국의 동생에의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이런 피의자에게는 구속영장이 기각된 전례가 없었지만 김명수 법원아래서 정권의 이익보다 판사가 중요하게 고려해야할 법리가 무엇이겠는가.
그러나 문 정권 일당이 이렇게 거짓과 무리를 자행할수록 그들이 얼마나 국민을 바보로 여기는지도 노출되기 마련이다. 엊그제 조국 법무부 장관이 사퇴했다. 아마도 당일아침 난공불락이던 리얼미터 여론조사에서 대통령지지율이 41.3%까지 떨어졌기 때문일 것이다.
그간 조국(曺國)이 새삼 고맙다는 사람들을 자주 만났다. 좌파의 사악한 실체를 알게 해주고, 우파들이 이렇게 결집할 기회를 주고, 무엇보다 대통령이 우리를 어떤 존재로 보는지 일깨워 주었다고--.
에이브라함 링컨이 말했다던 격언, “당신은 모든 사람을 한때 속일 수 있다, 일부 사람을 항상 속일 수 있다, 그러나 모든 사람을 항상 속일 수는 없다.” 이 상식이 한국에서도 기어이 통하게 되는 것인가! 조국에게 감사하지 않을 수 없다.
<조선LA 2019-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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